비가 오고 난 후라 공기 중 수분 농도가 적당하고, 적당한 온도인 것 같다. 이제 장마가 오면 꿉꿉해지겠지.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 대구 집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촬영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촬영하러 간 동안은 그런 비가 내리지 않았다.

카메라 속에 나타난 나는 상대의 질문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아빠의 질문에 당황해서 맥락에 맞지 않는 대답. 

아빠    니도 민주당 모양으로 그래 생각하나

      민주당이 어떻게 생각하는데?

아빠    정치를 잘못해서 천안함 공격 받았다고? 어?

      아빠 소리 좀 줄여봐라. 왜 민주당에서 그렇게 말하나?

아빠    민주당에서 그런 말 하고 있잖아 지금. 저거 모양으로 그런 정치를 하면 천안함 공격을 안 받을텐데

      민주당도 맨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민주당도 다르지 않다고. 

아빠    뭐가 다르지 않다고?

      노무현 했을 때도 이라크 파병하고 다 했잖아.


아빠는 북한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물었는데, 나는 이라크 파병이야기 한다. 돌고 돌고 돌면 그것이 대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빠를 설득하기엔 나도 아는 것이 없어서, 아빠가 갑자기 질문을 하면 나의 바닥이 쉽게 드러난다. 동생과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 입장이나 생각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서툴다. 그러면서 상대에게는 급작스러운 질문들을 잘도 던진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음을 내세워서.

녹취하다보면 좋지 않은 내 발음과 말끝을 흐리는 습관이 거슬린다. 좀 똑부러지게 이야기할 수 없나? 소리치고 싶지만...

촬영한 분량이 이제 테이프 30개다. 인터뷰가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촬영 분량이 적은 것 같다. 이번 주에 녹취를 다 해보고 다시 판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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