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영후기'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1.12.21 [리뷰]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
  2. 2011.05.19 [ 5월 상영 소식] 놀러오세요! 1
  3. 2011.05.19 [상영후기] 건대 수업

[리뷰]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 - 윤상준

영화는 딸의 질문과 아빠의 대답으로 진행된다. 질문과 질문 사이에는 딸 겸 감독의 고민이 흐른다. 포스터의 카피처럼 아빠는 보수, 딸은 진보. 이 둘의 골 때리는 정치 이야기가 영화 내내 계속된다. 영화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은 그런 영화다.

흔한 내용이다.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내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을 독자도 한번쯤 겪은 바 있을 것이다. 부모님과 대화할 때 느끼게 되는 소통의 어려움. 생각의 차이를 좁히기란 쉽지 않다. 답답하고 지난한 일이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냐 셋이냐 같은 논쟁이라면 쉽다. 증명해서 누가 옳은지 가리면 되니까. 하지만 이렇게 답이 딱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영화 속 아빠와 딸의 생각차도 마찬가지다. 보수적인 아빠, 진보적인 딸. 누구의 생각이 옳은지 논증할 순 없다.

신념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 혹은 좌와 우 한 쪽에 서서 생각하는 건 믿음의 문제다. 그것은 시장을 향한 믿음일 수도 있고, 인간이 이타적일 수 있음에 대한 믿음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믿고 행하는 실천의 문제다. 이는 논증의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영화 속 딸은 아빠에게 <삼성을 생각한다>를 건네지만 그 숱한 비리와 불법도 아빠에겐 ‘사업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일 뿐이다. 딸은 그 말에 반박하지 못한다. 사업 혹은 정치를 정직한 방법만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사람이 열심히 살아서 성공할 생각을 해야지 높은 사람들 욕하고 가진 거 내놓으라고 하면 안된다는 말에도 딸은 대꾸하지 못한다. 오히려 답답해한다. 거세게 몰아붙일 수록 더 답답해진다. 그 답답함은 아빠에 대한 답답함이 아니라 ‘올바른’ 생각을 표현하고 설득하지 못하는 ‘나’에 대한 답답함으로 보인다. 신념의 문제이기 때문에.

신념의 차이는 많은 충돌을 가져온다. 인류의 역사가 그랬다. 30년 전쟁은 그 중 가장 강렬했다. 개신교와 로마가톨릭의 충돌. 30년간 1천만 명이 넘게 죽었다. 나의 신념이 옳음을 보이려는데 그것이 논증되지 않는다면 다른 말을 하는 녀석을 없애버리는 게 상책이고 인류는 그렇게 해 왔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소통하려 한다. 한없이 답답하고 지루하게 대화를 이어간다. 영화가 끝날 때 까지 아빠와 딸은 생각차를 좁히지 못한다. 소통은 불가하지만 위태롭진 않다. 아빠와 딸. 사랑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이들은 그토록 소통하려 하는 것이리라.

사랑. 그렇다. 사랑은 신념을 초월한다. 법정 스님과 이해인 수녀님의 인연처럼, 그 사람이 좋다면 신념을 넘어서 그 사람과 소통하게 된다. 애정을 통해 종교인조차 신념을 넘어서는데 내가 못할 게 뭐 있을까. 소통이 안돼서 답답했을 때 애정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영화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은 불통의 모습만 보여주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통의 실마리를 던져 준 작품이었다.

Posted by cox4
안녕하세요. 들르는 이 없는 블로그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또 기록을 남기는 의미로 상영 소식을 올려봅니다. 오월에는 <오월애>를 보는 것이 UV 팬들의 기본이고요. 시간이 남으시면 간간이 있는 < 그 자식 대통령 되던 날>을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반이다의 다른 친구들이 만든 < 두 개의 선>과 <송여사님의 작업일지>도 세트로 보시면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알차게 보내실 수 있을 거라는 자신없는 추천!


소식을 늦게 올려서 몇 개의 상영은 이미 진행이 되었습니다.

  • 5월 3일 광주 조선대 이철규 열사 영화제 상영 (GV참석)
  • 5월 3일 서울 홍대 두리반에서 화요 다큐상영에서 상영, <송여사님의 작업일지>와 함께 상영.
  • 5월 13일 서울 충무로 오재미동에서 반이다 기획전으로 상영 (GV)
  • 5월 18일 3시 서울 건대KU에서 수업으로 상영 (GV)
  • 5월 19일 7시 원주 다큐나무 상영
  • 5월 22일 4시 30분 서울 대학로 '서울인권영화제' 상영 (GV)
  • 5월 26일 7시 30분 서울 두리반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2030 여성대중강좌에서 상영 (GV)



다 적고 보니 꾸준하게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곳들이네요. 상영해주셔서 캐감사! 왠만하면 GV를 하려고 하는데, 원주는 미리 잡힌 일정이 있어서 못 가네요. 다큐멘터리 만들었지만, 개봉한 것도 아니고, 리뷰가 많이 올라오는 것도 아니라서 보신 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아직 너무 궁금합니다. 리뷰나 상영후기 많이 올려주thㅔ 요! 저도 열심히 후기 올릴게요. (볼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나를 위해 혼자하는 약속)



영화제나 대부분 상영회들은 참가 자격의 제한이 없을 거예요. 궁금하신 게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고, 공동체 상영을 하고 싶다면 이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배급하는 시네마달(02-337-2135)로 문의해주세요.





Posted by cox4
인권영화제 한글자막본 출력을 하려고 미디액트에 왔다.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다가 다시 이 곳을 찾았다. 다시 랜더링을 걸고 있어서 시간이 남는데 어제 상영후기를 간단히 적어볼까 싶다.

어제 건대 상영은 수업 대체 상영인 것 같았다. 건대 예술대 안에 생긴 극장에서 상영을 하였다. 시네마달에서 테이프를 보내줬는데, 광주 상영 때 같이 출력한 테이프에서 에러가 생겨서, 그것도 불안했다. 그래서 다시 파일을 들고 그제 극장을 찾았다. 극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수업 중 상영임에도 꼼꼼하게 파일을 체크해주고 상영환경도 신경을 써주셨다. 앞으로 극장에서 여러 기획전을 할 것이라고 했다.

5월 24일부터 29일까지 '한국 그리고 다큐의 시대'라는 기획으로 [당신과 나의 전쟁] [동굴 밖으로] [보라] [미국의 바람과 불] [사랑할 수 없는 시간] [용산]을 상영한다고 한다. ku씨네마테크 홈페이지를 참고.

어제 4시 정도에 GV를 하러 극장에 도착했다. 150석 규모이지만 수업이니 많아도 3-40명 일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극장의 2/3 이상이 차 있었다. GV를 하러 앞으로 나갔는데, 조교님께서 나에게 마이크만 넘겨주고 내려가셨다. 내가 GV진행까지 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무대는 넓고 횡하고, 많은 이들이 나만 보고 있고, 당황스러웠지만 조용히 내가 말하길 기다리는 학생들의 눈빛에 압도 되어 주저리 떠들기 시작했다.

상영 후반에 뒷쪽에 서서 나도 같이 보았는데, 지금까지 했던 어떤 상영회보다 썰렁한 분위기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제나 공동체 상영에서 봤던 관객들은 이 영화의 주제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수업 때문에 보러 온 학생들에게 이 영화가 어떻게 느껴질까. 걱정 반 묘한 긴장이 주는 설렘 반으로 GV를 진행했다.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버지와 싸우진 않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만드는지, 정치적입장은 무엇인지 등 영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지 않고 던질 수 있는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이전 상영회 들에서는 보수정당을 공동의 적으로 놓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주로 대화에 깔린 늬앙스였다면, 어제 상영회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관심 사이의 고민에서 나오는 대화가 많았다.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놓고...

GV를 하는 동안 반복적으로 질문을 하고, 고개를 심하게 끄덕이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푹 주무시는 분들도 많았다. 돌아오는 길에 영화를 재미없게 만들었다는 반성과 함께,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 아직 내가 스스로에게 분명하지 않구나라는 어렴풋한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어떡해야 할까.

Posted by co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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